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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의방/사라의 맛 이야기

겨울철 제맛내는 굴미역국.

설 명절이 지나고 나면 먹을만한 것들이 마땅치가 않네요.

봄이 오려면 조금 더 기다려야하고,

요즘엔 바다에서 나오는 것들이 제철인듯 합니다.

물미역이나, 생다시마를 살짝 데쳐서 초장에 찍어 먹으면 봄기운에 몸이 나른함을 바다의 싱그러움으로 날려보냅니다.

특히, 굴이 우리 몸에 좋은건 알지만, 비싸기도하고 딱히 해먹을만한 요리가 마땅치가 않아서 밥상에 자주 안올리는 음식이긴합니다.

그래도 요즘에 철이 지나기전에 시원한 굴미역국을 끓여볼까 합니다.

굴요리는 굴밥, 굴전, 생굴무침등이 있는데,그 중에 손쉽게 그리고 바다의 내음새를 시원하게 드실수 있는 게 바로 굴미역국입니다.

 

 

손질한 굴을 한번 헹구어 줍니다.

 

국솥에 들기름 한스푼을 넣고 살짝 볶아줍니다.

 

미역은 미리 불려 두었다가 넣을겁니다.

 

굴과 함께 미역도 같이 넣어서 살짝 볶아줍니다.

 

살짝 볶은 미역과 굴에 물을 적당량 넣어줍니다.

바다의 우유라더니, 정말로 국물이 뽀얗게 우러납니다.

소금으로 간을 한 후, 한소큼 끓여주시면 굴미역국이 완성됩니다.

굉장히 시원하고 간단하면서 봄을 기다리며 바다냄새 가득한 밥상이 완성됩니다.

 

비릿한 굴 냄새 때문에 굴을 싫어하는 입짧은 우리 딸도 곧잘 먹는 음식입니다.

굳이 파나 마늘을 넣지 않아도 굴향기와 미역의 향기때문에 시원하고 향긋한 굴미역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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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이 가장 입맛이 없을때인듯 합니다.

설명절에 남은 음식도 해결해야하고,

묵은 김장김치도 맛이 없어지고,

아직 봄나물은 저 멀리 산속에서 움트길 기다리고 있고,

입맛까지 개운한 굴미역국으로 시원하게 한그릇 들이키고 기운을 내어 봅니다.

요즘들어 자꾸만 조그마한 것들에도 감사하고 기쁜마음이 듭니다.

주부들에게 밥상을 차려내는 일은 날마다 하는 일이긴 하지만 무얼해야하나 하는 고민거리입니다.

장바구니를 들고 시장에 나서는 것도 정말 무섭습니다.

10만원을 들고 가서 장을보고, 장바구니를 펼쳐보면 한숨이 절로 나옵니다.

어떤때는 두식구 외식이 더 싸다는 생각도 들때가 있지요.

하지만 외식비는 그걸로 끝이지만, 집에서 차리는 음식은 다음날에 상을 더 차릴수 있기에 절약이 되지요.

구들쟁이 남편은 밥상에서 언제나 칭찬 일색입니다.

이것도 맛나고 저것도 맛나다고...

언제나 저녁이면 황제처럼 맛난 음식에 행복하다고....

그 칭찬에 맛들려 저는 외식이란 단어는 써보지도 못합니다. 집밥이 맛나다고 하는데야....

그렇다고 제가 5첩,7첩 반상을 차리는 것도 아닙니다.

기껏해야 국 한가지에 반찬 한가지를 합니다.

아마도 구들쟁이 눈에는 절약하며 사는 제가 더 이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물론 먹고 싶은 건 언제나 먹게 해줍니다. 대신에 사먹는거 말고 조금은 귀찮긴 하지만 집에서 장만해서 먹습니다.

이런 식습관때문인지, 저희는 외식은 연중 행사일뿐입니다.

아이들이나 남편이 좋아하기때문에 기쁜마음으로 맛은 조금 전문가들 수준은 아닐지라도 언제든지 새로운 음식을 시도합니다.

남편의 칭찬이 있기에 저희집 밥상에는 언제나 행복한 웃음으로 가득합니다.

사라의 행복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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