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라의방/사라의 맛 이야기

위대한 밥상

우리 딸아이가 3주만에 집에 온답니다.

고기를 무척이나 좋아했던 딸은 직장 생활을 하면서 매일 밥을 사먹어야 하는 것이 고민이라며, 집밥이 최고라고 했어요.

이제는 식성도 약간 달라졌는지 그전에는 잘 먹지 않던 나물이

 먹고 싶다고 해서 준비했어요.

오늘은 취나물 볶음과 유채나물 그리고 오징어 무국으로 한상 차려봅니다.

 

봄에 나던 것과는 달리 취나물이 무척 억세보입니다.

 

유채나물이 싸고 지금이 한창 부드러운 것 같네요.

 

취나물과 유채 나물을 각각 잘 무르게 삶아서 준비합니다.

 

아직도 저희 텃밭에선 애호박이 잘 열립니다. 찬바람이 불어오니 더욱 연하고 좋네요.

 

애호박을 반달처럼 썰어서, 들기름을 넉넉히,물약간, 소금 고추가루를

 한번에 넣어 뚜껑을 닫고 잘무를 때까지 중간에 한번 뒤적여 줍니다.

국물이 자작해지고 잘 익어지면 파 마늘을 넣으면 끝.

 

잘 삶아진 유채나물에 들기름 약간, 파, 마늘, 소금, 깨보숭이를 얹어 고루 무쳐줍니다.

 

강원도에선 무침도 볶음 요리도 거의 식용유나 참기름 대신 들기름을 듬뿍 넣어 먹습니다.

간단하면서도 밥에도 비벼 먹기 좋은 호박나물을 우리 딸이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유채나물은 생으로 겉절이도 좋아요. 나물 향이 참 싱그럽습니다.

 

취나물을 한참을 삶아도 너무 질겨서, 삶은 취를 다시 들기름과 소금 간을 하여

볶음나물로 했더니 너무 부드럽고 맛있네요.

 

볶은 취나물에 깨보숭이를 얹었어요.

 

 

깻잎과 유채나물, 취나물볶음,멸치,호박 나물,

 그리고 집앞 논에서 잡아온 메뚜기 반찬까지,

국은 오징어 무국으로 한상 차려 멀리 양양에서 직장을 다니던 아들까지 모여

 온 가족이 오랜 만에 한자리에서 식사를 맛나게 했어요.

울 남편이 건강하고 위대한 밥상이라고 했어요. 정성과 사랑으로 차려진 밥상 앞에서

하느님께 감사의 기도를 하고 행복한 저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