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산행을 재미있게 하던 우리 부부는 제주항공을 끊어서 무조건 배낭하나 짊어지고 한라산을 등반하기로 했어요.
여정은 1주일, 남편과의 오붓한 여행을 즐기러 떠납니다.
제주 공항에서 제일 가까운 곳에 숙소를 정해놓고,
아침이면 새벽에 일어나 김밥 한 줄씩...
발길 닿는대로 제주도 여행을 시작했어요.
점심은 여행중에 제주도의 특별한 음식을 한 번씩 먹어보고...
저녁이면 숙소 근처에 있는 시장으로 가서 회를 떠서 맛나게 먹었지요.
캄캄한 새벽에 일어나 상판악으로 가는 첫차를 타고 한라산에 오르기 시작했어요.
진달래 밭을 지나 한라산 정상근처입니다.
드디어 한라산 정상에 도착했는데,
바람이 얼마나 불던지 날아갈 것처럼 매서운 겨울 바람앞에서 사진 한컷만 찍고 바로 하산했어요.
경치를 구경할 틈도 없었어요.
제주도 바람은 역시 대단했어요.
정상에서 바라본 백록담엔 물이 한방울도 없네요.
백록담에 가득 고인 아름다운 경치를 기대했는데....
너무도 멋진 상상을 했지요.^^
한라산을 오르고 나니, 한라산을 꼭대기를 집어서 던졌다는 전설에 따라 한라산 정상,
즉 산방산을 올라야만 한라산을 완전히 오를 수 있다기에...
하루를 숙소에서 쉬고, 다음날 산방산을 오르기로 했어요.
산방산은 일반인들에게 개방되지 않았다고 버스 기사님의 이야기에 우린 이 지역에 사시는 분들이 등산하시는 코스로 발길을 돌려, 산방산에 올라갔는데 생각보다 가파른 길이었어요.
산방산으로 가는 길.
동네 사람만 이용하는 비공식 코~스 입니다.
한라산에는 처음부터 눈이 엄청 쌓였는데,
산방산에 접어드니 눈은 구경조차 할 수 없고 아름드리 동백나무 숲이 기다리고 있어요.
한라산이 새하얀 겨울을 품고 있는 반면,
산방산은 새 봄이 온 것처럼 푸르른 동백나무와 눈은 전혀 없어요.
겨울과 봄을 동시에 보는 듯한 아름다운 제주를 볼 수 있어서 너무나 좋았던 산행이었어요.
산방산 정상에서 바라본 풍경입니다.
산방산 정상에서 내려다본 용머리 해안입니다.
저 멀리 보이는 곳이 추노에서 주인공들이 도망치던 장면을 찍었던 배경입니다.
산방산에서 바라본 화순항
한라산에서는 겨울산행을 했고, 산방산에선 따스한 봄 산행을 한 것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같은 지역에서 다른 느낌의 여행이 너무도 색달랐던 제주 여행이었어요.
한라산을 계획하신 분이시라면, 제주 산방산을 꼭 권하고 싶은 아름다운 곳이었어요.
1주일을 여행했지만 제주를 다 돌아보지 못한 아쉬움을 남긴채 다음을 기약하며 1월에 남편과의 제주 산행과 여행을 마치고, 5월에 성당에서 단체로 제주도를 갈 기회가 있어서 또 제주도를 갔지요.
이건 관광이 아니라 완전 행군 수준이었어요.
정해진 곳에서 잠시 구경을 하고 나면 또다른 곳으로 가야했고,
정해진 시간에 식사를 해야만 했고...
단체로 떠났던 제주도 여행에서 기억에 남는것은 앞사람의 발뒤꿈치 밖에 생각이 안나네요.
행여 일행에서 뒤처질까 경치를 감상하기보다는 부지런히 발길을 옮겨 따라다녀야 했던 3박4일의 여행은 많은 것을 보긴 했지만 기억에 남는것은 별로 없었던것 같아요.
여행은 한가로이 추억을 쌓으며 했던 남편과의 제주도 여행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습니다.
올레길을 걸으며 주고 받았던 이야기들...
올레길 주변에 까치밥으로 남겨졌던 한 개의 감귤 맛은 어찌나 꿀맛이던지...
많은 곳을 보지는 못했지만 우리 둘만의 추억 여행은 오래도록 여운을 남기는 값진 여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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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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